Search

정보자료실

전문가칼럼

친환경 사회 지향을 위한 올바른 전략 / 배충식 (KAIST 공과대학장)
  • 작성일2020/08/10 00:00
  • 조회 905
ICON

친환경 사회 지향을 위한 올바른 전략 

배충식 (KAIST 공과대학장)
 

 

코로나 바이러스 19 (COVID-19) 감염이 반년을 지나며 일상화되어가며 피로에 지친 국면에 미래를 지향하는 야심찬 정책이 제시 되었다.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로 대별되는 한국판 뉴딜이 그것이다. 그린 뉴딜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2050 년 탄소제로 (무탄소) 사회를 지향하고 이를 위하여 에너지 전환을 꾀하고 이 과정에서 그린 산업 분야에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사회를 지향하고 기후변화를 막아보자는 취지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린 뉴딜 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만든 계획과 그간의 경과를 보면 치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그린 뉴딜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간 정부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그 사이 관련 국내산업은 축소되고 고용 인력도 줄어 들었다. 중국산 제품을 비롯한 값싼 수입품과 최고급 기술을 가진 유럽 업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기술 수준이나 가격경쟁력이 어중간한 국내 업체는 도태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원자력을 배제하고 저탄소 발전을 하려니 경제성 있는 석탄 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 발전을 도입하면서 비용은 늘어나고 신재생에너지 증가율은 지지부진하고 협소한 국토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태양광패널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배터리 전기차나 수소차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원금을 주어서 보급을 늘리고 있지만, 전기차 구매보조금 혜택은 주로 미제 테슬라에게 돌아가고 국산 제품은 되레 시장 확대에 주춤거리고 있다. 지원금 혜택이 대중과 산업이 아닌 고소득자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발견된 미국에서 지원 대상을 제한하기 시작하였다는 점과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지원금을 주는 중국의 경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에서 만든 전기로 배터리 동력을 공급하거나 수소를 생산하면 이상적인 저탄소 에너지 공급망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가 발전의 주종이 되기까지는 성급한 전기차 보급은 도리어 환경, 경제, 에너지 안보에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 에너지원부터 에너지 변환 전 과정을 계산하고 자동차 재료 채취부터 생산 전과정을 분석하여 환경성을 평가하는 전주기분석 셈법은 특정 기술의 종합적인 환경 평가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 달 전 자동차 전주기분석 자료를 종합한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하여 온실가스,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나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도리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정도는 발전원의 성격에 따라 다르며 최대 반 정도까지 줄일 수 있고,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 경제성 분석은 매우 힘들 정도로 자료가 정립되지 않았고 전기차는 아직 너무 비싸다.

 

화석연료를 사용한 기술을 배척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절대선의 해결책으로 내세우는 환경운동의 지향점은 이상적인 무탄소 사회 달성에 있다. 무탄소 사회로 가는 험난한 길을 하루라도 앞당기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를 위하여 치밀하고 균형잡힌 전략이 필요하다. 성급하게 보급을 가속하다가 애초에 의도한 환경개선 효과도 미미하고 비용은 천정부지로 소모되며 그나마 외국산 좋은 일만 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고용에 폐해가 발생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 몇 년 전 폭스바겐이 촉발한 질소산화물과 입자상물질 배기 속임수 사건으로 인하여 디젤 차량이 갑자기 감소하면서 온실가스가 도리어 늘어났던 현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제대로 만든 신형 디젤차는 온실가스를 줄이기에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다. 그런 면에서 신동력 자동차를 보급하는 속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내연기관차와 당분간 공존해야 한다면 내연기관차의 연료 개선과 기술 개발을 지원하여 대다수 차량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하이브리드화 된 내연기관차는 경제적이면서 배터리 전기차와 온실 가스를 줄이는 효자 역할을 할 것이다. 굳이 화석연료, 내연기관차 퇴출을 운위하여 발전 산업과 자동차 시장을 교란 할 이유가 없다. 석탄발전도 내연기관자동차도 친환경 저탄소 기술개발의 가능성과 여력이 많다. 더구나 당분간 내연기관차는 자동차산업의 돈벌이와 고용의 주체가 될 것이기에 지속가능한 국가경제를 위하여라도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 쓰는 일은 쉬워도 돈벌이는 낙낙치 않다. 지원금은 기술개발에 투자하여 국내 저탄소 기술이 자리잡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영리한 계산과 긴 호흡으로 미래를 기획하여야 한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전기차와 내연기관 승자는 누구일까[MBC 라디오 권용주 김나진의 차카차카, 2020-5-16]

태그

그린뉴딜|내연기관차|전주기분석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게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