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정보자료실

전문가칼럼

탄소중립 시대의 석유산업, 기술 혁신 없이는 생존도 어렵다 /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구윤모 교수
  • 작성일2022/01/26 00:00
  • 조회 865
ICON

탄소중립 시대의 석유산업기술 혁신 없이는 생존도 어렵다.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구윤모 교수)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1 EU 집행위는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990 대비 40%에서 55% 상향하는 ‘Fit for 55’ 제안하였고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도 2030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 대비 50% 이상 감축하기로 하였다. IEA Net Zero by 2050(2021) 따르면 2050~2060 탄소중립을 선언한 50  국가의 CO2 배출량과 GDP 비중은  세계 배출량과 GDP 70% 차지하고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받는 압력은 크다장기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투자자(주주), 정부고객으로부터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석유나 가스와 같이 탄소 기반 상품이 핵심 사업 영역인 전통에너지 기업에게 탄소중립이라는 단어가 어색해 보일  있으나, Shell, BP, Total 같은 거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 중이다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산시설의 효율 향상에너지 사용 절감 등을 통해 탄소배출을 저감하고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레어링(flaring) 줄이는 것이 목표다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업전기차  수소차 인프라 관련 사업수소 생산 사업 등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또한탄소 배출을 최소화 하면서도 기존 에너지 인프라 활용을 위해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개발바이오 연료 생산탄소중립 원유 판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정유사도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수송용 유류 수요 감소에 대비하여 석유화학윤활유 사업을 확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고수소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유탄소중립 원유 도입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한 에너지슈퍼스테이션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나민간기업 만의 노력으로 충분한 대비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가장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석유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크다는 것이다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나 철강 산업보다  높고수출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국내 석유산업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이 훼손되거나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길  있고탄소누출로 인해  지구적 기후변화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있다최근 호주의 경우 정유 시설의 노후화와 탈탄소 규제 강화로 인해 다수의 정유 시설이 잇따라 폐업하자 에너지 안보와 일자리 유지를 이유로 자국  정유 산업 유지를 위해 오히려 최소 정제 마진을 보조해주는 연료안보(fuel security)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하였다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가 생겨나는 시점에서 자국  산업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탄소중립과 함께 전통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혁신이 필요하다혁신적인 기술의 개발과 확산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일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민간과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규제 정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새로운 혁신을 시도할  있는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우선 감축 기술 확보를 위한 세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기술 불확실성이 높은 대규모 연구개발의 경우 정부 주도의 R&D 필요하지만혁신 수용의 주체인 민간 역시 자생적으로 기술 혁신을 이룰  있는 민간의 탄소 감축 기술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최근 정부가 세액공제 혜택이 높은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에 CCUS 기술블루·그린 수소 생산 기술  탄소 감축 기술을 포함시키기로  것은 바람직하다다만탄소배출 비중이나 감축 잠재량을 고려했을  기업 규모에 따른 세제 혜택보다는 탄소 저감 기여도를 반영한 기준을 제시하고기업의 비용부담 완화를 넘어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질  있도록 세제 혜택 수준을 높이는 것은 여전히 필요해 보인다.  산업에서 유상할당을 통해 발생한 탄소배출권 또는 (향후 도입될 경우탄소세 수입을 민간 기업의 탄소 감축 기술 연구개발에 환류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감소에 대한 우려 없이 ()배출 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유인할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공공 조달을 통한 탄소중립 제품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바이오 연료재생합성연료(e-fuel), 또는 탄소중립 원유를 이용한 제품 등은 현재 가격 경쟁력이 낮아 자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다정부가 공공 조달을 통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 주고규모의 경제와 기술 혁신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 기반이 마련되어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진다면이를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것이다.

태그

#탄소중립| #석유산업| #기술혁신| #e-fuel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게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