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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2050 탄소중립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 건국대학교 박기태 교수
  • 작성일2022/06/22 00:00
  • 조회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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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2050 탄소중립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박기태 (건국대학교 교수)

 
 
 
탄소중립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핵심 화두 
 
눈앞의 현실이 된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주요국들은 탄소중립 목표 선언과 함께 저탄소·친환경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저탄소 전환 없이는 제품 수출, 해외 자금조달, 기업 신용등급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탄소중립 시대에 생존하기 위하여 친환경 경영 및 새로운 가치 창출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정유산업은 화석 원료인 원유를 정제, 가공하여 각종 화석 연료 및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연간 3,0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미국, EU 등이 탄소 국경세 도입 시,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매출액의 56%를 수출하는 국내 정유산업의 특성상 상당한 타격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탄소 경제 이행에 대비한 사업 전략 수립 필요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의 여파로 석유 제품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와 더불어 정유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주요 정유사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과 수소 및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를 주요 수단으로 장기 탈탄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소 및 그린 모빌리티 등 친환경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는 등 성장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글로벌 정유사들에 비해 기존 사업과 연계된 중장기 전략 수립 및 투자가 미미한 실정이다. 
 
 
 
중공업 부문 탄소중립, 기술개발 의존도 높아
 
2021년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서 발간한 보고서 ’Net Zero by 2050’에 따르면 중공업 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CCUS 기술 도입, 에너지시스템의 전기화, 무탄소 전기 생산, 에너지 효율 향상, 순환자원 활용 등 경제 및 산업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전환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단 중 2050년 중공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의 약 60%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중공업 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새로운 탄소중립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글로벌 탄소중립 경제 질서에 적응하고 정유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유산업에 특화된 탄소중립 기술개발 로드맵의 마련이 필요하다.
 
 
 
정유업계 2050 탄소중립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추진
 
정부는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발표하였으며, 2021년 10월 국무회의에서 2050년 국내 순배출량 0이 되는 2개의 시나리오로 구성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8년 대비 40%로 상향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확정하였다. 탄소중립 노력이 범정부 차원에서 본격화되면서 정유업계와 정부는 2021년 3월 산업계, 학계, 연구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를 출범하고 산·학·연·정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 R&D 사업 기획 및 관련 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석유협회에서는 ‘정유산업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연구 (2021.05~07)’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해당 사업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 기관으로 추진하였으며 ‘한국석유관리원’과 ‘㈜에너토피아’가 참여하였다.
 
 
 
5개 감축 전략 제시 및 20개 핵심기술 도출
 
연구진은 ‘정유산업의 혁신적 저탄소·무탄소 전환을 통한 2050 탄소중립 달성과 국제 경쟁력 유지’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탄소중립적인 원료 생산 및 활용’, ‘정제 공정에 무탄소 연료 활용’, ‘고효율 설비 및 공정 효율 향상’, ‘정유공정에 특화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CCUS)’, ‘대체연료 생산 및 보급 추진’의 5개 추진 전략을 제시하였다. 
  ① 원료 대체: 화석 원료인 원유를 폐플라스틱 및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된 합성 원유로 대체
  ② 무탄소 연료 전환: 정제 공정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를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및 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 연료로 대체
  ③ 에너지·공정 효율화: 정유 공정의 고효율 설비 (열교환기, 전력기기) 개발, 에너지 운영 효율 극대화(저온 폐열 회수, 스마트 플랜트) 및 화석연료 수요 감소에 대비한 석유화학제품 비중 확대
  ④ CO2 포집·활용·저장: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CO2를 포집·활용하여 탄소중립적인 정유제품을 생산하거나 포집된 CO2를 지중 및 해저에 저장 (CCUS)
  ⑤ 대체 연료 생산 및 보급: 미활용 동·식물성 유지 (폐식용유 포함) 및 농·임업 부산물 (볏짚, 간벌목, 폐목재 등)을 원료로 바이오 연료 생산 및 보급 확대
또한, 제시된 감축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하여 20개의 탄소중립 핵심기술을 도출하고 각 기술별로 2050년까지 단기(~2025년), 중기(~2030년), 장기(~2050년) 목표를 설정하고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였다. 이 로드맵은 정유업계 및 탄소중립 기술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비롯하여 법, 제도 도입 필요성 검토 등을 통한 정책 수립 기반 마련 및 정부 R&D 사업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로드맵 실행을 위한 산·학·연·정 협력 필요
 
이번 로드맵 수립을 통하여 정유업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전략 방향이 설정되고 기초적인 토대가 마련되었으나 도출된 핵심 기술들이 하루빨리 상용화되어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 내 산·학·연·정 협력을 통한 로드맵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2040년까지 대부분의 기술들이 상용화 되어야 하는데, 정유업계의 적극적인 기술 도입 의지 없이는 현장에서의 실증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여 기술이 연구개발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정유업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기업의 수요를 반영함으로써 상용화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야 하며, 민간 주도의 실증 연구에 정부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끝으로 급격한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인해 정유업계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합리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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