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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정유산업 영향과 시사점, 새로운 대안 녹색금융
  • 작성일2023/02/01 09:51
  • 조회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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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정유산업 영향과 시사점, 새로운 대안 녹색금융

 

 

염성오 본부장          
(한국기업평가원 사업가치평가본부)

 

 

 정유/화학업계가 직면한 탄소중립과 ESG경영시대의 영향

 

 유럽은 2019년 12월 그린딜 정책, 2021년 7월 탄소국경세 도입 계획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1월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및 파리 협정 재가입 이후, 각국 정부의 탄소감축 로드맵 수립 및 규제 입법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12월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UN에 제출하고, 2021년 10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탈석유, 탈정유. ESG와 에너지 전환 환경은 핵심 에너지원인 석유·정유산업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각 국 정부의 탄소 중립 목표 선언, 금융권과 투자자의 ESG 확산 등 외부 여건 이외에도 운송연료에 대한 수요 의존도가 큰 정유산업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석유제품 수요 감소라는 산업의 근본적인 전환에 직면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이다. ESG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세 가지 하위 요소로 나눠 살펴보면, 환경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탄소배출 관련 이슈이다. 이와 함께 환경오염 완화를 위한 자원 및 폐기물 관리, 더 적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는 에너지 효율화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 측면에서는 기업이 데이터 보호, 인권 보장과 성별 및 다양성의 고려,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러한 환경과 사회 가치를 기업이 실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이사회 구성과 감사위원회 구축이 필요하다.

 

 ESG는 COVID 19 이전에도 탄소저감, 순환경제, 사회공헌,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며 기업 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었다. COVID 19로 기업은 사업장 셧다운, 공급망 붕괴, 대기환경개선, 임직원 감염, 고객가치의 본질적 변화 등을 경험하였고 이로 인해 ESG로의 경영 패러다임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ESG 확산과 탄소중립 정책은 기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축소를 통한 에너지 전환이 핵심적인 부분이다. 운송부문이 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제품의 경우 가솔린, 디젤 등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수소차 등의 친환경차로 대체됨에 따라 점진적인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 ESG 경영 기조와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인도,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석유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화학부문에서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점차 확산되는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전환 정책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점의 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World Energy Outlook(2020)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전기차 보급 비중은 약 1%(화물차 제외, 당해 판매량 비중 약 4.6%)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국가들이 향후 10~30년 이내로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전 세계 차량의 85%를 차지하는 120개 이상의 국가가 탄소중립 계획을 제시·선언하며 연비 및 탄소배출 규제 강화, 재정적 인센티브 및 전기충전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전기차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석유회사들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사업구조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유럽 석유회사인 BP는 이미 석유수요의 정점을 지난 상황으로 향후 신재생부문으로의 급속한 에너지 전환 진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하에서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을 감축하고 저탄소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BP 이외에도 Shell, Total, Eni, Repsol 등 유럽계 석유회사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대한 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있으며, 기존 석유 관련 사업 투자와 배당금 지급을 축소하는 대신 에너지 전환 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전환(transition) 시대와 함께 성장하는 녹색금융

 

 녹색금융은 탄소중립 달성 및 기업 ESG경영의 중대한 이행 수단이자 녹색산업에 민간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지속가능발전을 이룰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아 왔다. 녹색금융을 위한 각국 정책은 녹색금융 시스템 구축, 녹색채권 발행 지원 등 민간자금 역할 증대를 위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녹색산업에 대한 녹색금융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녹색금융 활성화 구축을 위해 여럿 정책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0년 12월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으며, 탄소중립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국가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자 「녹색분류체계」를 2021년 12월 발표했다.

 

 2013년 한국수출입은행이 5억 달러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국내 발행사에도 녹색채권이 도입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외화채 형태로 발행되었으며, 2018년 한국산업은행이 원화채 최초로 녹색채권(3,000억원)을 발행하면서 국내 원화 녹색채권 시장이 비로소 태동되었다. 이후 발행 저변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규모는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2021년에는 녹색채권의 신규 상장금액이 12.5조원으로 종목수도 119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2021년에 신규로 상장한 법인이 60개사(민간기업 49, 공공기관 11)로 2018~2020년까지 12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법인이 다양화되고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녹색채권의 투자처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재생에너지, 건축물 및 수송 분야에 편중되어 있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비슷한 양상이다. 반면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포함)의 녹색채권 발행 실적은 저조하다. 이유를 보면 적격한 녹색 기준에 부합하는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자칫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가 녹색위장주의(그린워싱) 낙인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문제는 녹색분류체계의 ‘녹색’활동에 기반한 투자만으로 2050 탄소중립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탄소집약적 산업에 대한 저탄소화 또는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 증대, 혁신 공정 도입 등을 위한 투자도 함께 가야한다.

 

 유럽과 일본은 이러한 녹색채권의 한계를 넘어 탄소집약적 산업의 전환을 돕기 위한 기후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의 개념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환”의 개념은 경제, 사회적 구조를 지속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전반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기후전환”은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탈탄소 사회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 국가 등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전환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발행사 전환전략의 이행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기후전환금융은 발행사가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고, 파리기후협정의 이행 방향에 따라 전환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기후전환의 개념은 발행사의 기후관련 전환 전략의 신뢰성에 중점을 두므로, 발행사의 기후전환전략이 환경에 기여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발행사의 기후전환전략은 특정 벤치마크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출처를 근거로 작성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출처에도 불구하고, 발행사의 전략은 지구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고자 하는 파리협정의 목표와 부합해야 한다.

 

 발행사례로 2021년 일본 스미토모화학 회사가 LNG 화력 발전소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달한 전환대출을 살펴본다. 2018년에 스미토모화학은 ‘SBT 이니셔티브’에 의해 배출 감소 목표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화학 회사가 되었다. 회사는 2030 회계연도까지 Scope 1 및 Scope 2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새롭게 인증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에너지 절약 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로 에히메 공장에 LNG 발전 시설을 건설하고 치바 공장에 고효율 가스터빈 장치를 배치하는 등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의 금번 대출이 전환대출로 인정받은 것은 2050년가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설정하고, 그에 따른 관리체계를 마련하였으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LNG 발전소 건설은 2030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조치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중장기 전환 전략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되어 전환대출로 인증받을 수 있었다.

 

 

 스미토모화학의 탄소중립을 위한 경로

 출처 : https://www.sumitomo-chem.co.jp/english/news/detail/20211210e_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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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기후환경|석유회사|에너지전환|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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