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정보자료실

전문가칼럼

미래를 냉각하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열관리의 핵심, 액침 냉각
  • 작성일2024/09/23 09:54
  • 조회 1,494
ICON

미래를 냉각하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열관리의 핵심, 액침 냉각

 

 

 

 

        조형희 교수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현대 기술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데이터의 저장과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의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IEA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총 전력 소비량의 약 1.5%에 달하며, 이는 일부 국가의 전력 소비와 맞먹는 규모이다1) .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자율주행, 머신러닝 기술 발전과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비대면 산업과 AI 도입이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비중

 출처 : Zhuolun Chen, Copenhagen Centre on Energy Efficiency(2017)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 중 약 50%는 기기 냉각에 사용되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소모한다. 데이터센터의 전자 장비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과 안정적인 서버 유지를 위해 냉각 기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나 서버실 냉각은 공기나 액체 배관을 이용해 이루어졌다. 공랭 방식(공기 냉각)은 공기 팬이나 공조 시스템으로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공기의 열전달 효율이 낮아 대형 데이터센터나 고성능 서버를 냉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팬과 공조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도 많은 전력이 추가로 소모된다. 액체 배관 냉각 방식은 히트 싱크나 히트 파이프를 통해 냉각수나 냉각 유체로 열을 흡수하지만, 배관 시스템 구축과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이 높고, 누수 시 장비 손상의 위험도 있다.

 

 

 

 

 액침 냉각의 기술의 지속가능성과 역할 확대

 

 전통적인 냉각 방식은 고성능 컴퓨팅 장비가 밀집된 최신 데이터센터의 냉각 수요를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다.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냉각 방식이 필요하다. 액침 냉각기술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혁신적인 냉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 냉각은 전자 장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유체에 완전히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장비가 냉각 유체에 직접 잠기기 때문에 공기나 액체 배관 냉각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공조 장비, 히트 싱크나 기타 배관 시스템 없이 효율적으로 열을 제거하며, 높은 열전도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냉각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ess, PUE =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소비/IT 장비 소비 전력, 낮을수록 효율적임을 의미)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 또한, 공기 팬이나 공조 시스템이 없어 소음이 적고 공간 활용도 또한 극대화할 수 있다. 액침 냉각은 적은 에너지로 높은 냉각 효율을 달성하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다.

 

 액침 냉각기술은 차세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배터리와 전력 제어 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전기차가 고성능화될수록 배터리 과열과 화재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간헐성이 높은 재생 에너지에서 생성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을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탄소 중립 목표 달성과 전력망 안정성 유지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ESS 역시 에너지 집적도가 높아 대규모 배터리의 열관리가 중요한 과제이다. 액침 냉각은 전기차와 ESS의 배터리 과열 문제에 적용되어 과열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고,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 냉각유 시장의 성장과 기술 개발의 과제

 

 현재 액침 냉각유 시장은 초기 단계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 Inc)에 따르면, 현재 약 3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32년까지 약 2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전기차, ESS를 포함한 고성능 장비의 열 관리 수요 증가와 맞물려 액침 냉각유 시장 의 성장 또한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은 이미 액침 냉각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기술 상용화와 보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액침 냉각기술의 핵심 요소는 액침 냉각유(Immersion cooling fluid)의 개발이다. 전자부품이나 고온부품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전기 비전도성과 높은 열전도성의 불활성물질로 냉각되어야 하며 파울링(열 교환기 부품 표면에 원치 않는 침전물이나 오염 물질이 축적되어 열전달 효율이 감소하고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것), 이물질 생성 등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고려하여 제조 공정에서의 친환경성과 폐기와 재활용 방안 또한 냉각유를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액침 냉각 방식은 냉각유의 끓는점(boiling point)과 상변화 특성에 따라 단상(single phase)과 2상(2 phase) 냉각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에서 주로 활용되는 단상 액침 냉각은 냉각유를 순환시키면서 별도의 열교환기를 통해 냉각유 온도를 유지시킨다. 따라서 액침되는 영역과 별개로 분리된 열교환 시스템이 필요하며, 펌프 동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별도의 펌프 동력 없이 열순환으로 냉각하는 방식이나, 주요 부품을 하나의 탱크로 구성하는 유로 설계 방안 등이 연구되고 있다. 2상 냉각방식은 기기에서 열을 받아 기화된 액침 냉각유의 증기를 상부의 응축기에서 응축시켜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물질의 상변화 현상을 이용해 단상 냉각 방식에 비해 열전달 효율이 매우 높다. 미국 3M사에서는 상변화 액침 냉각유를 적용하면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지수(PUE)를 1.02까지 달성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단상 액침 냉각으로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2상 액침 냉각에 대한 준비 또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효율적인 열관리를 위해서는 전체 냉각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표면 처리, 코팅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표면 개질과 구조물을 이용한 표면 처리 기술은 장치의 성능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운영 비용 절감, 장치 수명 연장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2상 액침 냉각에서는 비등(Boiling) 현상이 주요 냉각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데, 표면 개질를 통한 열전달 향상에 대한 연구가 이미 활발히 이루어졌으므로, 이를 활용해 액침 냉각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비등 현상의 주요 변수로는 액침 냉각유와의 젖음성(wettability), 위킹(wicking,액체가 고체사이로 퍼지는 속도), 표면의 기공(cavity)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 및 나노 구조물을 적용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산업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검증도 진행 중이다. 개선된 표면과 냉각유 사이의 계면특성(Interfacial characteristics)은 고열 발생 장치의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액침 냉각유 개발 시 이를 고려한 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수행해야할 것이다.

 

 

 

 표면에 나노구조물 처리를 통한 계면특성 제어와 액침 냉각성능 향상

자료: 조형희 등(Enhancing thermal stability and uniformity in boiling heat transfer using micro-nano hybrid surfaces, Applied Thermal Engineering, 2018)

 

 

 

 

 액침 냉각은 차세대 열관리 방식, 정부 및 기업의 원천기술 개발·투자 필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데이터센터는 필수 기술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의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액침 냉각기술은 효율적인 냉각 성능 향상 방법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액침 냉각은 높은 냉각 효율을 제공해 다양한 산업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1) 2022년 전세계 데이터센터, 가상화폐, AI 등이 소비한 전력은 약 460TWh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6년 620~1,050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IEA, Electricity 2024: Analysis and forecast to 2026(2024.1.). 참고로 2023년 국가별 전력소비량은 다음과 같음(단위: TWh) 러시아 997, 일본 909, 브라질 594, 캐나다 558, 대한민국 557, 독일 463, 프랑스 411, 사우디 338, 멕시코 324. (출처: 세계 전력 소비량 | 전기 소비 | Enerdata). 

태그

데이터센터|전력소비량|ChatGPT|AI산업|액침냉각|전력사용효율|냉각효율|환경보호|에너지절감|ESS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게 만나보세요.